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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를까? 같을까?

by 독학박사 2023. 1. 8.

목차


    독학을 통해 이해한 내용들을 쉽게 정리하여 공유하고자 하는 독학박사입니다. 오늘은 한글의 '다르다''틀리다' 대한 내용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둘의 혼용에 대해 역사적으로 가설을 세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살펴본 바로는 혼용사용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헷갈렸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끝에 있는 제 의견도 읽어보시고 기억에 남았으면 합니다.

     

     

    1. 다르다와 틀리다 비교

     '다르다'의 첫 번째 의미는 어떤 대상들을 비교할 때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영어로는 'differ'와 같은 의미입니다. '다르다'는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태를 말할 때도 '다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1:1의 비교가 아닌 N:N의 비교로 의미를 두면 이해가 쉽습니다. 일반적으로 무언가를 비교하게 될 때 딱 하나의 사실만 비교하지 않습니다. 색, 모양, 크기 등 여러 가지를 같이 비교하게 됩니다. 생김새를 비교할 때도 문화를 비교할 때도 여러 가지 항목들을 비교합니다.

     

    나는 아빠와 다르게 생겼어. (얼굴형태, 얼굴색, 쌍꺼풀, 머리색 등)
    우리 아이는 남과 다르게 춤에 소질이 있어. (춤 실력, 춤출 때 얼굴 표정 등)
    한국과 일본의 문화는 다르다. (음식. 옷, 헤어스타일, 사고방식 등)

     

     '틀리다'는 정확한 답이 있고 그것과 비교 시 맞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시험문제의 정답을 비교하는 장면을 떠올리면 됩니다. 1:1의 비교가 되겠습니다. '틀리다'는 일이 순조롭지 못하거나 바라는 대로 되지 않은 경우에도 사용합니다. 계획이나 소망등을 붙여 놓으면 쉽게 이해가 됩니다.

     

    수학시험에서 3번 문제를 틀렸어. (1:1 비교)
    오늘 집에 가기는 틀렸다. (집에 가려는 계획 : 못 가는 상황)
    이번 생에 애인을 만드는 것은 틀린 것 같아. (애인을 만들려는 소망)

     

     

    2. 두 단어 혼용에 대한 발생 원인

     다르다와 틀리다의 혼용은 현대의 문제만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혼용 현상이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논의도 수 차례 있던 것으로 나타나는데, 본래 우리말에서의 혼용사용과 일본어 영향으로 인한 혼용사용에 대한 가설이 있습니다. 훈민정음의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문구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에서는 '다르다'라는 표기를 명확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고전 중 '다르다'와 '틀리다'가 섞여 사용되는 사례를 들어 일제강점기 이전의 혼용이 주장됩니다.

     

     몇몇의 주장은 일제강점기 때 우리말을 일본어로 번역을 하고 하시 한국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의 모호한 뜻들이 그대로 입혀졌다고 하는 것입니다. 일본어에는 '틀리다'의 찌가우()와 '다르다'의 고또나루(なる)가 있습니다. 네이버 사전에서 찌가우를 검색해 보니 '다르다'와 '틀리다'의 뜻이 모두 나오지만 고또나루를 검색하면 '다르다'라고 한 개의 의미만 확인됩니다. 일본에서도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이 됩니다. 아래 예문에서 어떤 것이 맞는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이번시험의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정답과 다른 답을 적었다.
     나는 이번시험의 그 문제에 대한 답을 정답과 틀린 답을 적었다.

     

     문제의 답이 숫자로 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시험 문제의 정답이 '0'이라고 할 때 '0'이외의 다른 숫자는 '0'과 다릅니다. 모양도 다르고 의미하는 것도 다릅니다. 하지만, 답은 '0'이고 다른 숫자는 답이 아니어서 문제는 틀렸습니다. 이렇게 혼용이 가능 상황도 있습니다. 

     

     

    3. 마치며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점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두 단어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 상황에 맞게 잘 사용해야 합니다만, 어떠한 특이한 상황에 대해서는 둘 다 사용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혼용이 가능한 상황들이 만들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섞어 쓰게 됐다는 게 제 가설입니다.